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새로운 장을 연 영화 Eternals는 인류 역사 뒤편에서 조용히 인류를 지켜온 초인적 존재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노마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을 맡으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겨냥했으며, 다양한 국적과 성향을 가진 출연진이 모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영화의 줄거리, 주요 출연진, 그리고 관객들의 관람평 중심으로 작품을 살펴보겠습니다.
줄거리
영화 <이터널스(Eternals)>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신화적 스케일과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추구한 작품입니다. 줄거리는 수천 년 전, 우주의 창조자이자 신적인 존재인 '셀레스티얼(Celestials)'이 인류를 지키기 위해 창조한 존재들인 '이터널스'가 지구에 파견되면서 시작됩니다. 이터널스는 인류를 위협하는 괴생명체 ‘디비언츠(Deviants)’를 제거하는 사명을 지닌 채, 고대 문명 시기부터 인류 문명의 이면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직접적으로 인류의 갈등이나 전쟁에 개입할 수 없다는 원칙 아래 살아가며,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성장과 고통을 지켜보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랫동안 사라졌다고 여겨졌던 디비언츠가 다시 등장하고, 이를 계기로 흩어져 있던 이터널스 멤버들이 다시 하나둘씩 모이게 됩니다. 그들은 디비언츠의 부활뿐 아니라, 더 큰 진실과 위협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는 이터널스가 다시 모이는 과정을 중심으로, 각 멤버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겪은 감정과 고뇌, 그리고 인류에 대한 애정을 통해 그들의 내면을 조명합니다. 특히 주인공 세르시(Sersi)를 중심으로 한 인간과의 감정적 연결, 이카리스(Ikaris)의 충성심과 갈등, 그리고 리더였던 아작(Ajak)의 과거는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룹니다. 관객은 플래시백을 통해 고대 바빌론부터 현대 런던까지, 이터널스가 인류와 함께한 시간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인류를 위한 존재가 아니라, 셀레스티얼의 더 큰 계획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지구 자체가 새로운 셀레스티얼의 탄생을 위한 ‘씨앗’이었고, 이터널스의 임무는 디비언츠를 막는 것이 아니라 셀레스티얼 탄생의 방해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납니다. 결국 이터널스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되돌아보며, ‘인류를 지키는 것’과 ‘자신들을 만든 신의 명령을 따르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일부는 인류의 편에 서기로 하고, 일부는 셀레스티얼의 계획을 지지하며 갈등이 심화됩니다. 이 내적 분열과 철학적 대립은 단순한 히어로 영화가 아닌, 존재의 의미를 묻는 서사로 이어지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이터널스의 줄거리는 전형적인 히어로 서사에서 벗어나, 신화적 세계관과 도덕적 딜레마, 자유의지와 운명이라는 주제를 다층적으로 풀어내며 마블 세계관의 철학적 깊이를 확장시켰습니다.
출연진
주인공 격인 ‘세르시(Sersi)’ 역에는 영국계 아시아 배우 젬마 찬(Gemma Chan)이 캐스팅되어 인간과의 깊은 정서적 연결을 지닌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세르시는 생명을 다루는 능력을 가진 이터널로서, 인류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갈등의 중심에 서는 인물입니다. '이카리스(Ikaris)'는 리처드 매든(Richard Madden)이 연기했으며, 팀 내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는 레이저 눈빛과 비행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책임감과 충성심의 상징처럼 그려지지만, 극 중 후반부에 드러나는 내면의 갈등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이는 주요 요소입니다. 그의 캐릭터는 전형적인 ‘히어로’의 모습을 따르면서도 인간적인 한계를 보여줍니다. 강력한 전사 ‘테나(Thena)’는 세계적인 배우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가 맡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테나는 우아하면서도 전투 본능이 뛰어난 캐릭터로, 기억의 불안정함을 겪는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입니다. 졸리는 이 캐릭터를 통해 섬세한 감정 연기와 압도적인 액션을 동시에 소화하며, 새로운 여성 히어로상의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멕시코 출신의 살마 헤이엑(Salma Hayek)은 이터널스의 정신적 리더 '아작(Ajak)' 역할을 맡았습니다. 원작에서는 남성 캐릭터였던 아작을 여성으로 재해석한 것은 이 영화의 상징적인 다양성 시도 중 하나입니다. 아작은 이터널스 중 유일하게 셀레스티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인물로, 팀 전체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심 역할을 합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배우 로런 리들로프(Lauren Ridloff)가 연기한 '마카리(Makkari)'는 마블 영화 사상 첫 청각장애 히어로로 등장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초고속 이동 능력을 가진 캐릭터로, 비언어적 소통을 통해 팀 내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능력과 배경을 지닌 캐릭터들이 존재합니다. 한국 배우 마동석은 초인적인 힘을 지닌 '길가메시(Gilgamesh)'를 연기하며, 따뜻한 내면과 유쾌한 매력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주었습니다. 또한, 기술과 창조의 천재인 '파스토스(Phastos)'는 마블 최초의 동성애자로 설정되어, 가족을 향한 사랑과 헌신을 진정성 있게 그려냈습니다.
관람평
영화 <이터널스>는 마블의 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방향성을 택한 실험적인 시도로 평가받으며, 관객들 사이에서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먼저 긍정적인 관람평에서는 “마블 영화 중 가장 철학적이고 진지한 메시지를 담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인류의 진화와 존재의 의미, 창조주에 대한 반항, 그리고 선택의 자유와 운명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영웅 서사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또한, 클로이 자오 감독 특유의 시네마틱한 연출과 자연광을 활용한 촬영 기법, 긴 여운을 주는 대사들이 기존의 마블 팬뿐만 아니라 예술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도 긍정적인 인상을 주었습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극명하게 드러나는 이터널스 내부의 신념 충돌과 감정선의 변화는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전통적인 마블 스타일을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이질적인 작품으로 비쳤습니다. “스토리 전개가 너무 느리고 지루하다”, “액션이 적고 긴 러닝타임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이터널스는 팀 구성 캐릭터가 많고, 각 인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보니 초반 전개가 다소 늘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에 따라 인물 간 감정선에 공감하기 어려웠다는 반응도 일부 존재했습니다. 또한, 마블 세계관과의 연결성 부족에 대한 아쉬움도 지적되었습니다. 특히, 큰 기대를 모았던 마동석 배우의 출연 분량이 적은 편이어서 국내 팬들의 아쉬움도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터널스를 다시 보게 되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는 ‘재평가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히어로의 활약이 아닌, 각 인물의 가치관 충돌과 윤리적 선택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는 한 번의 감상으로는 다 담기 어려운 깊이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 봤을 땐 낯설었지만, 두 번째 보니 진짜 의도가 보인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였다”는 평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결론적으로 이터널스는 분명 모든 관객에게 통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마블이 대중성과 예술성의 접점을 탐색하고, 다양성과 철학을 진지하게 탐구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도전이었습니다.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했던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재조명될 가능성이 높은 마블의 대표적인 문제작이자 실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히어로물의 새로운 변화를 체험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한 번쯤 꼭 감상해볼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